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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8년차. 우리집에는 모국어가 없다

국제결혼 8년차. 우리집에는 모국어가 없다

한국인 엄마. 콜롬비아 아빠. 두바이 거주.
2살 아가는 동그라미를 보고 말했다.
“데이라.”
“데이라? 데이라가 뭐야?”
“데이라 이즈 아라빅 ㅎㅎㅎ”

이전에는 별을 보고 ‘내시바’라고 말해서 한참 검색했더니 그것도 아라빅이었지….
“라나야 아라빅도 좋은데. 우리 한글 하자.
이건 동그라미!”
“노. 잇츠 데이라~”

스페인에 살 때는 나름 스페인어를 제법 했었는데 두바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뒤로는...

영어 70%. 한국어 20%.
스페인어/아라빅 등등 10%.

대충 이런 느낌이다.
이젠 한국어를 다 까먹을까 봐 발 동동거리며
최대한 아가한테는 한국어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하지만 남편과는 항상 영어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정신 차리고 보면 나도 어느새 아가한테 영어로 말하고 있다.

게다가 슬슬 주변에서
“Where are you from?” 이라는 질문을 받는데 아가는 꺄르르 웃으면서
“재패니즈~~~” 외치고 도망간다 -_-…
그냥 ‘재패니즈’라는 단어의 발음이 재밌어서 좋아함….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라나의 고향은 어디가 될까?...
부모의 국적은 한국/콜롬비아.
살아본 곳은 한국/스페인/두바이.
그리고 앞으로는 또 어디에서 살지 모른다.
나한테는 너무나 당연한 고향인 한국이 라나에게는 점점 낯선 나라가 되는 걸까?
라나의 모국어는 또 뭐가 될까....
이 모든 것이 내가 선택한 결과이긴 하지만.

“자마 노래 이즈 커밍 디스웨이~” 라며
아주 자연스럽게 한국어와 영어를 짬뽕해서 쓰는 아가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그래도 동네에서 유일한 아시아 혼혈이었던
스페인보다 혼혈 아가가 너무나 자연스럽고.
어린이집 친구들 국적만 40개인 두바이가
라나에게는 더 편한 곳이지 않을까.
그렇게 위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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